2월은 브라질 전역이 한달 내내 카니발 축제로 들뜨는 시간이다. 이곳의 아이들은 1월 한달간의 여름방학(이곳은 지금이 여름)을 마치고 이제 막 개학했는데, 딱 3일 등교한 뒤, 다시 카니발을 위한 일주일의 방학을 맞았다. 내가 이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참 행복하긴 했겠다 싶지만, 지금은 어른으로서 걱정이 앞선다. 여러모로 학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지 싶다.
카니발은 사역과 주일 예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. 축제기간을 핑계삼아 파티, 음악, 술로 가득차는건 사역지도 마찬가지이고, 가뜩이나 고위험 지역인 사역지에서 이런시기에 아이들을 모아 욌다갔다하는 일 자체가 나에게도, 아이들에게도 상상 이상의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주의를 받고는 일단 지난주 토요일 사역을 다 취소시켰다. 사역지의 동네 사람들 조차도 이때 즈음 그 동네를 떠나 다른 곳에 가있기도 할 정도이다.
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이번 주일은 리더들을 포함, 성도들이 전멸 상태였다. 목사님 가정, 나, 그리고 성도 두명이 전부인 예배를 드리며, 이 모습이 지금 이 교회의 실체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졌다.
이 교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들도 결국은 이 동네 사람들이고, 그들이 갖고 있는 안 좋은 문화 또한도 교회 안에 깊이 들어와 있음을 알아가고 있다. 이런 상황에 많은 생각들이 드는게 사실이지만, 나는 그저 내 할 일을 할 뿐이다. 기도와 말씀으로 다음세대 아이들을 키워가는 일에 더 집중해야지 싶다. 아이들은 그 전 세대보다는 더 나은 믿음의 삶을 살아가며 더 나은 문화들을 만들어가는 리더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게 된다.
사진: 사역지에 들어갈 수 없으니 아이들을 우리집으로 불렀다. 수영장이 있어 내가 딱히 뭘 준비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잘 놀았다. 헤난 목사님이 사역지에 몇번을 왔다갔다 하며 열 다섯명의 아이들을 픽업하느라 수고해 주셨다.



